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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반죽의 가스 보유력
빵 반죽이 끝나면 이스트는 반죽 속의 효소를 이용해서 출아법으로 증식을 시도합니다.
반죽의 양과 이스트의 첨가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반죽 속의 살아 있는 이스트 균수는 억 단위에서 조 단위로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그 이스트가 순식간에 반죽 속 효소를 소비해버리기 때문에 균수는 처음에 늘고 나면 나중에는 극단적으로 늘지는 않습니다.
효소가 동나면 이스트는 몸속 스위치를 호흡 모드에서 알코올 발효 모드로 전환합니다.
통상적으로는 가스가 발생하면서 반죽을 완성한 지 20분 뒤부터 반죽이 누그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40분 정도 지나면 반죽이 팽창하기 시작합니다.
1시간이 지나면 약 2배, 2시간 뒤에는 3배가 조금 넘게 팽창합니다.
그리고 믹싱 과정에서 형성된 4차 구조를 가진 글루텐 네트워크가 셀과 골격을 만듭니다.
그 글루텐 사이의 간격을 채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분가루와 기타 응집물입니다.
마치 건물의 철곡와 철골 사이를 채우는 콘크리트처럼 이것들에 의해 빽빽한 구조가 완성됩니다.
실제로 글루텐은 신전성과 신장성이 있어서 철골이나 콘크리트와 달리 유연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로 생성되는 탄산가스를 빽빽한 조직 속에 가둡니다.
이를 글루텐의 가스 보유력이라고 합니다.
이 가스가 충만해지면 점점 밀실이 팽창합니다.
즉, 빵 반죽 속에 있는 무수한 셀이 일제히 커지기 때문에 반죽도 어느 시점부터 단숨에 팽창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빵 반죽은 기본적으로 작은 셀들이 모여서 구조를 이룹니다.
그리고 기포막이 되어 줄 골격을 형성하는 글루텐은 탄성과 신전성, 점성이라는 세 가지 성질을 균형 있게 가지고 있어 합니다.
예컨대 탄성이 부족하면 기포막은 기포 내 가스 압력과 무게를 견디지 못해 일부가 손상됩니다.
반대로 탄성이 과하면 신전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기포 내 가스 압력이 강한 경우에는 기포가 붕괴합니다.
가스 압력이 약한 경우에는 기포가 팽창하지 않아 작은 기포가 됩니다.
또 점성이 너무 떨어지면 글루텐이 응집물을 제대로 거두어들이지 못해 기포막의 밀도가 낮아집니다.
그래서 가스가 샐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결과 빵의 볼륨과 크럼 등 외관은 물론이고 식감이나 풍미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
제빵업계에서 특히 제빵 공정상 '발효'라고 하면 '빵 반죽의 팽창'을 가리킵니다.
물론 이스트에 의한 '알코올 발효'이긴 하지만 제빵에서는 반죽의 성질이 주가 되므로 발효=팽창인 셈입니다.
빵 반죽의 팽창원은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를 통해 생성되는 '탄산가스'입니다.
하지만 그 역할은 간단히 말하면 '빵을 충분히 부풀려 빵에 독특한 풍미와 식감을 주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빵 반죽은 부풀면 더욱 화학적 또는 물리화학적으로 변화합니다.
원래 1시간에 2배 팽창하는 반죽을 1.5시간에 3배로 팽창시킨 것과 2시간에 4배로 팽창시킨 것을 각각 구워낸다고 했을 때, 당연히 나중에 반죽 처리 방법이 달라지지만 어쨌든 각기 다른 맛과 식감이 나옵니다.
만들려는 빵의 종류와 개성에 따라 빵 반죽의 팽창을 조절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에서는 주로 에탄올이 빵의 풍미를 만드는 바탕이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구울 때 기화되기 때문에 완성된 빵에 실제로 남는 것은 미량에 불과합니다.
또 이스트는 알코올 발효의 부산물로 반죽 속의 아미노산을 대사 합니다.
그리고 고급 알코올, 유기산, 에스테르로, 케톤류 등 향미 성분도 생성합니다.
이것들 역시 미량이지만 빵의 풍미와 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빵'은 스크랩 앤 빌드
스크랩 앤 빌드란 원래는 미국의 비즈니스 용어로 같은 상권에서 불채산 점포를 폐점함으로써 이익률 악화가 개선되고 판매 공유 확대를 도모하는 출점 방식입니다.
해체와 건설을 반복하면서 완성해 나간다는 의미로 다양한 곳에서 쓰이게 된 용어입니다.
제빵 역시 일종의 '스크랩 앤 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법에서도 스크랩과 빌드가 일어납니다.
빌드가 일어나 반죽이 어느 정도 충분히 발효되면 반죽 속의 가스가 팽창합니다
그리고 글루텐의 긴장이 완화되어 탄성과 항장력이 약해집니다.
반죽에 탄성과 항장력이 조금 남아 있을 때 다음 작업으로 넘어갑니다.
기본적으로 이 작업은 반죽에 부하는 거는 것이기 때문에 스크랩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반죽의 탄성과 항장력이 늘어나며 글루텐이 긴장 상태가 됩니다.
다시 그 반죽을 팽창시킴으로써 글루텐의 긴장이 완화됩니다.
즉, 제빵은 기본적으로 '작업'해서 글루텐을 긴장시키고 '발효' 해서 글루텐을 이완시키는 과정의 반복입니다.
간단히 말해 반죽이 팽창하면 눌러서 작업하는 과정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 공정의 목적은 적절한 상태의 반죽 물성과 반죽 팽창을 단계적으로 쌓아 올린 다음 마지막 굽기 과정을 거쳐 빵을 만들어 내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빵의 스크랩 앤 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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